[한국맥주] 강남 페일에일의 대항마, 서초 위트(Seocho Wheat)

* AVB: 4.2%

* 제조사: 세븐브로이(7Bräu) 맥주주식회사

* 원산지: 한국

한국에도 지역맥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출시된 것 중 유명세를 탄 크래프트브로스의 강남 페일에일 외에도, 세븐브로이는 전라, 강서, 달서, 서초 등 전국 각지의 이름을 단 맥주들을 출시했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이 맥주들이 양조된 지역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제품들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표방하는 지역명이라는 것이다. 이미 '강남'은 한국사람 뿐만아니라 해외에도 럭셔리하고 트렌디한 동네의 대명사가 되었다. 강남 페일에일은 '강남'이라는 이름을 맥주에 차용하며 '파리' 바게트 처럼 널리 알려지는 점을 노렸을 것이다.

한편 서초 위트(Seocho Wheat)는 서초구의 어떤 점을 표방하고 있을지 생각하며 잔에 따라보았다. 밀맥주 특유의 거품유지력은 찾기가 힘들었다. 전통적인 라거, 또는 쌀 등 기타 곡류를 함유하고 있는 맥주처럼 거품의 밀도가 부족했다. 첫 모금에서는 향긋한 홉 향으로, 두 번째 모금에서는 열대과일의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어우러졌다. 효모 때문에 다소 탁한 색을 띄는 밀맥주의 모양새는 갖추었으나, 구수하거나 꽃향기, 바나나 향기 등 아로마 등 이미 흥행하고 있는 밀맥주의 트레이드마크와는 다소 다른 느낌을 준다. 색다른, 달콤한, IPA 스러운 밀맥주를 찾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시도가 될거다.

포장지에 있는 서초구의 랜드마크 - 예술의전당, 고속터미널, 헌인릉, 우면산터널(?) - 들은 다소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한편, 어메이징 브루어리에서 실크룸(Silkroom)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는 맥주가 있는데, '송파 페일에일'로 지역민들에게 마케팅 중임을 감안할 때 아직 공식적인 '송파' 맥주가 출시되지 않은 것 같다. 머지않은 미래에 강남3구의 이름을 가진 맥주를 한 자리에서 맛보는 시기가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