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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V: 4.5%

* IBU: 1

* 제조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Amazing Brewing Company)

* Place: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잠실 (송파 신천동)


"유산균 발효를 통해 새콤함과 오렌지필과 산초의 상큼함, 고수씨앗과 소금의 맛과 향까지 더하여 만들어 낸 과일쥬스 같은 수준의 드링커블한 고제"  -  제조사 설명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잠실 매장을 찾았다. 총 스물일곱가지 자체 탭을 운영중이었는데 가장 독특한 것을 맛보고 싶어서 고른 것은 바로 그 고제 였다. 주문을 하자 스태프의 '제지'를 받았다. 혹시 신 맥주를 좋아하시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하자, 신 맥주를 아주 마니아처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잘 권해드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한잔 부탁했다.


그건 마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주세요" 라고 했을 때, 모른채 주문했던 수많은 고객의 컴플레인을 상기하며 반사적으로 카페 직원이 답하는 "에스프레소는 소량의 쓴 커피인데 괜찮으세요?" 같은 느낌이었다. 당신이 고제를 주문해서 어떤 컴플레인을 해도 저는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약간의 불안함이 엄습했지만, 사워(sour) 맥주를 즐겨 찾는 나에게는 신선한 도전이었다.


내 눈앞에 놓인 바로 그 고제의 첫인상인 향을 설명하자면 그것은 '갓 담근 백김치향'이라는 것이다. 시원하면서 청량한 배추 본연의 향과 발효되면서 나는 산미에서 우러나오는 향이었다. 한 모금 마시자 바로 그 고제는 나에게 다가와 더 분명한 백김치 국물이 되어주었다. 알싸한 산미, 청량하면서 적당한 탄산이 그것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주문할 때 위 제조사 설명(메뉴)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주문했었는데, 마시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있다. 혹시 제조 과정에서 유산균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렇게 백김치 국물같은 맛이 나지는 않을까? 그러면서 설명을 읽어보니 정확했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넣은 소금덕분에 짭짤한 맛이 추가되고, 산초(제피)와 고수씨앗(코리안더)이 첨가되면서 바로 그 고제의 독특한 풍미가 탄생한것이었다.


고제(Gose)는 독일 라이프치히 지방에서 유래한 산미가 나는 전통맥주라고 한다. 원래 독일 맥주가 순수령 때문에 첨가물이 금지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지방이라 영향권 밖에서 성장하다가 추후 순수령의 강력한 적용으로 인해 고제 맥주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그만큼 독일맥주 중에서도 이단아이자 벨기에 등 첨가물 맥주가 다수를 이루는 스타일과 맞닿아 있는 맥주라고 할 수 있겠다.


맥주계의 백김치 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고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 가서 꼭 '바로 그 고제'를 맛보기를 권하고 싶다. 유산균(젖산균)과 오렌지필/산초/고수씨앗/소금이 만들어내는 사워 에일(sour ale)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메이징 브루어리 잠실의 탭 라인업 - 자체 27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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