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주] 청주라 쓰고 쌀맥주라 읽는다, 알포(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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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V: 5.8%

* 제조사: 배상면주가

* 원산지: 한국

* Place: 느린마을양조장 양재 (서초 양재동)

배상면주가에서 운영하는 느린마을양조장 뿐만 아니라 요즘은 마트에서도 R4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아무래도 막걸리와 과실주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이다 보니 맥주처럼 생긴 R4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R4는 맥주가 아니다. 뒷면 설명을 읽어보아도 식품유형은 '청주'로 표기되어 있다. 맥주의 주요 원료인 맥아를 전혀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맥주의 생명인 거품유지력도 형편없는데, 이도 발효과정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R4의 원료는 쌀, 국(누룩), 주정, 당류가공품, 탄산, 액상과당, 호프, 효모, 정제수 다. 눈여겨 볼 부분은 호프가 들어갔다는 것인데 맥아를 넣지 않고도 홉을 다량 첨가해서 맥주를 최대한 '구현'했다. 이 덕분에 R4를 마시면 청주를 섞은 맥주같은 풍미가 난다. 소주 한 잔을 맥주에 넣었을 때 알코올의 강한 맛이 싱거운 국내 라거맛을 보강하듯 말이다. R4의 원료인 쌀과 주정이 맥주의 원료인 호프와 만나서 청주를 섞은 맥주의 맛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왜 이름을 R4로 지었을까?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Rice, Refresh, Rich, Real의 앞 글자를 따서 R4라고 지었다고 한다. 신선한 레시피에 비하면 다소 싱거운 제목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R4는 배상면주가의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맥아를 첨가하지 않고도 유사맥주(?)를 만든 데에는 주세법(청주 30%, 맥주 72%)가 한 몫 했다고 하니 이 또한 신선한 접근이다.